영화화 된 여중생A 예고편을 보고나서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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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A 예고편 영상
처음 예고편이 공개되자 나를 비롯한 원작의 팬들은 경악할 수 밖에 없었는데, 왜 이 영화가 문제인가는 원작 웹툰이 왜 뛰어났는가를 짚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원작의 그림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여기에서 더 최악인 점은, 그럴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작의 그림체를 보자. 다소 구체적이지 않은 묘사의 캐릭터에 흑백톤의 채색만이 칠해져 있다. 다소 현실적이고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조명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주인공 미래가 현실에서 벗어나 몰두하고 있는 RPG게임 '원더링 월드'에서의 장면은 색을 입혀 칠하고 있다. 눈치 좋은 독자라면 미래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에겐 한 가지씩 색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알아챘을 거다. 재희에겐 노란색 머리를, 재희 누나에겐 연분홍색 머리, 유리는 붉은색 머리핀을. 하지만 영화 예고편엔 이런 노력이라도 뭍어있던가?
여중생A가 호평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을 단순히 선함과 악함, 호의와 선의에 의한 결과로 단정짓지 않고 그 이면의 문제점을 들춘다는 점일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학급의 반장 이백합이 있다. 이백합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겉으로 보기엔 모두에게 친절하며 성격도, 성적도 완벽하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백합은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 미래를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 고 생각해 자신이 쓴 글들을 직접 보여주기까지 하며 특별히 챙겨주게 되는데, 미래에게 친절을 베푸는 듯 하다가도 '네가 감히 나의 글을 평가해?'라는 멘트를 날렸던 장면은 이백합이라는 인물이 어떤 자인가에 대해 깔끔하게 표현해냈다.
이백합만 그런가? 송재민은 양아치에게 억지로 빌붙기 위해 노력하는 소시민, 박현진은 퀸카가 되고싶어 반란을 일으키는 뚱뚱이, 학교에서 잘나갔지만 박현진에게 역모(?)를 당해 몰락한 유리... 하나 하나가 작가의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력에 감탄하게 만든다. 과연, 영화가 이러한 점을 잘 그려낼까? 나는 예고편의 "뚜뚱뚜뚱" 하는 BGM을 듣는순간 포기했다. 영화는 학원코미디 혹은 단순 드라마정도로 생각하고 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미래의 친구가 될 "현재희"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현재희는 여중생A 전체를 이끌고 나가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게임상에서 캐릭터이름으로만 알던 사이지만, 실제로 만나고 난 후 미래는 자살하려던 결심을 떨쳐버리게 되었으며, 각자의 어두운 면을 서로 의지하며 올바르게 성장해나가게 된다. 즉, 초창기에는 미래가 재희에게 더 크게 영향을 받지만 결국에는 서로서로 의지해나가는 사이이다. 영화에서는 백마탄 왕자 정도로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나만의 생각도 아니다. 예고편 공개 후 댓글들을 주욱 훑어 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이미 내 주변에도 '별로 기대도 하지 않는다' 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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