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즈니플러스]완다 비전(Wanda Vision, 2021) 후기 - 가까이서 보면 히극, 멀리서는 비극
[디즈니플러스]완다 비전(Wanda Vision, 2021) 후기 - 가까이서 보면 히극, 멀리서는 비극
2022.03.13‘어벤져스 : 엔드게임(Avengers : Endgame,2019)’이후로 간만에 다시 만나는 어벤져스다. 이터널스나 샹치는 어벤져스 시리즈 이후 분들 이시고, 블랙 위도우는 사실상 과거의 이야기, 스파이더맨은 엔드게임 완전 직후 였으니 말이다. 길어야 두 시간 반 정도인 영화라는 매체와 달리 비교적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드라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기대 되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영상의 컨셉이다. 원래 마블의 영화들은 히어로물이라는 기본장르에 부가적인 요소로써 특정 컨셉들을 가미해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스페이스 오페라, ‘캡틴 아메리카’는 첩보물, ‘아이언맨’은 SF를 섞는 식이다. 그런데 이번 ‘완다&비전’에서는 부가적인 요소로 끝나지 않고 아예 1950~2000년대..
[디즈니플러스] 왓 이프...?(What If…?, 2021) 후기
[디즈니플러스] 왓 이프...?(What If…?, 2021) 후기
2022.03.07인기가 있고 특히 팬층이 두터우며 2차 창작이 많은 작품이라면 으레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이 펼쳐지곤 한다. 역사에서 만약은 없다지만, 어디까지나 가공의 이야기에서 팬들의 상상은 자유니까. 흔히 주인공 A가 했던 행적을 특정 계기로 절친 B가 대신했다면 하는 등의 것들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왓 이프…?’는 그러한 상상물들의 집합체다. 스티브 로저스 대신에 페기 카터가 슈퍼솔져 혈청을 맞았다면 어떻게 전개되는지, 닥터 스트레인지가 손 대신 연인을 잃고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지 등등이다. 국내과 일본의 만화시장과 다르게 미국 본토의 흔한 히어로 코믹스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이 전개된다고 알고있다. 그래서 배트맨 시리즈도 작가와 작품의 여러개이며..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All of Us Are Dead, 2022) - 학교라는 감옥에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All of Us Are Dead, 2022) - 학교라는 감옥에서
2022.03.01바야흐로 코리안 좀비 전성시대다. 부산행의 열차 좀비로 시작된 코리안 좀비는 킹덤의 조선 좀비를 거쳐 학원 좀비에 이르렀다. 좀비라는 장르 자체가 다른 여타 장르에 비하여 꽤 구체적으로 정의된 감이 있다. 멀쩡한 사람이 좀비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그것이 쉽게 전염되며, 재난을 피해 살아남기 위해 생존자들끼리 발생하는 갈등까지가 ‘좀비물’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이다. 공포/스릴러/드라마/멜로/스포츠 등등의 다른 장르들에 우리가 떠올리는 필수요소를 생각해보면 좀비물에 대한 정의와 클리셰는 꽤나 타이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좀비물은 다른 장르들에 비하여 파격적인 시도가 적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좀비들의 대한 유래와 설정 및 해결방안에 관해 변화를 주는 정도였다. 그랬던 좀비물이 넷플릭스에서는 한..
돈 룩업(Don’t Look Up,2021) 후기 - 실화가 될지도/이미 실화일지도 모르는
돈 룩업(Don’t Look Up,2021) 후기 - 실화가 될지도/이미 실화일지도 모르는
2022.02.26영화 ‘돈 룩업’은 ‘빅쇼트(The Big Short, 2015)’로 특히 유명한 애덤 맥케이 감독의 최신작이다. 빅쇼트에서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소재로 감독 특유의 센스를 통해 금융계의 부도덕함을 그만의 코드로 나타냈다는 점이 많은 호평을 받았으나… 나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다만 빅쇼트는 경제 문맹이었던 나에게 경제에 관심을 갖는 첫 삽을 뜨게 해준 고마운 영화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번 ‘돈 룩업’에서도 감독 특유의 색채가 짙게 뭍어나왔다. 특이할만한 점이라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제가 “소행성 충돌”이라는 점. 사건은 미시간 대학교의 연구실에서 새로운 혜성이 지구로 향하고 있음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전지구적인 위기가 확실시 된 상황, 곧장 민디 교수와 박사과정 중인 케이..
두 가지 선택, 두 개의 비극 -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 후기/리뷰
두 가지 선택, 두 개의 비극 -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 2021) 후기/리뷰
2021.12.20※ 스포일러 주의 ※ 다 좋았지만 개성은 약했던 3번째 리부트 나에게 있어서 톰 홀랜드 주연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스파이더맨은 언제나 어벤져스의 부속메뉴라는 느낌이 강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삼부작의 테마를 충실히 따르고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사춘기 학생이었고 어벤져스에서는 막내에 불과했다. 그런 흐름에서 에서는 그를 시빌 워에 참전시켰던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멘토로써 등장하였고, 애서는 토니의 조수 해피가 등장하여 멘토를 잃은 고등학생 소년에게 의지가 되어주었다. 아무래도 어벤져스의 일원 피터 파커가 아이언맨, 닉 퓨리와 같은 인물들과 관계를 맺어가다 보니 스파이더맨 이라는 브랜드로써 정체성이 아쉬웠다. 그 원인은 가장 ..
[넷플릭스] 지옥 - 지옥을 위한 종교 / 종교를 위한 지옥 (Hellbound, 2021)
[넷플릭스] 지옥 - 지옥을 위한 종교 / 종교를 위한 지옥 (Hellbound, 2021)
2021.12.13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신의 사자에게 심판을 당한다. 의 처음은 비루한 행색의 사람이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떨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각이 되자 "쿵"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로 된 형체가 셋이나 나타나 마구잡이로 여기저기를 때려 부수다 표적인 사람을 죽을 때까지 후드려 팬다. 임팩트있다면 꽤 임팩트가 있고 나로써는 조금 이외의 장면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신의 사자라고 불릴 만한 초자연적인 존재가 목표만을 깔끔히 죽이고 사라지지 않고 여기저기 성난 채로 때려 부수다가 상대를 죽을 때까지 다구리(?)치는 모습이 어딘가 우스워 보이기도 했다. 을 끝까지 감상하고 난 뒤의 느낌도 결국 비슷했다. 흥미롭게 끌어가는 듯 싶다가도 어딘 가에 아쉬움을 남기는 포인트가 있었다. 물론 전반적으로 킬링..
토이스토리4 후기 - 끝..이 아니라 진짜 끝 (Toy Story 4, 2019)
토이스토리4 후기 - 끝..이 아니라 진짜 끝 (Toy Story 4, 2019)
2021.12.12토이스토리 시리즈는 픽사의 시작을 알린 유서깊은 작품으로, 3편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완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4편이 개봉하게 되었다.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지 못했고,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하게 되면서야 비로소 감상할 수 있었다. 어떤 영화든 포스터로만 접했을 때와 막상 관람하고 나서의 감상은 다른 점이 있게 마련인데, 토이스토리4에서 나에게 의외였던 점은 포키의 존재였다. 마치 언뜻 보아도 유치원생이 만들기 시간에 대충 만든 모양새. 장난감이라기 보다는 잡동사니를 모아 만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것 같이 생긴 녀석. 지금까지 토이스토리에서 장난감과 그 주인의 관계에서 비롯된 사건들을 다뤘다면 본격적으로 장난감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루는게..
아케인 : 리그 오브 레전드 후기/리뷰 - 10년 썩은 IP가 드디어 폭발했다 (Arcane: League of Legends, 2021)
아케인 : 리그 오브 레전드 후기/리뷰 - 10년 썩은 IP가 드디어 폭발했다 (Arcane: League of Legends, 2021)
2021.11.1010년을 넘긴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아케인 : 리그 오브 레전드'가 넷플릭스에서 3화까지 공개되었다. 매 주 3화씩 총 9화 완결로 계획되어 있는데, 큰 기대를 하지 않고 1화를 시작했음에도 금세 3화까지 빠져들었다. 우선은 9화까지 전부 보고 나서 소감을 다시 적어야겠지만, 3화까지 확실하게 느껴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그림체. 흔히 유명 미디어믹스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면 셀화식 화풍에 양키센스가 가미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케인의 그림체는 거부감이 들지 않으면서도 유화를 연상시키는 렌더링이 들어갔다. 아케인의 그림체는 미적으로도 꽤 큰 차별점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가 "애니메이션" 하면 떠올리는 두 가지 스타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새로운 대작의 탄생일까? - 듄 파트1(DUNE Part1 , 2021) 후기/리뷰
새로운 대작의 탄생일까? - 듄 파트1(DUNE Part1 , 2021) 후기/리뷰
2021.11.07많은 호평을 받은 컨택트와 블레이드 러너2049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드니 빌뇌브 감독은 특히나 SF영화를 그만의 스타일로 그려내는 데에 재능이 있는 감독이다. 하지만 같은 감독이 많든 두 영화에 대해 나는 서로 다른 감상이다. 컨택트는 대부분이 좋아할 만한 신선한 작품이고, 블레이드 러너2049는 호불호가 굉장히 갈릴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듄이라는 소설이 영화화되고 그 막중한 임무를 맡은 키잡이가 드니 빌뇌브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내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 제발 블레이드 러너 말고 컨택트"였다. 개인적으로 블레이드 러너는 그의 스타일이 조금 과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의 연출과 영상미와는 반대로 정적이고 느린 전개는 관객에게 단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예외없이 블레이..
007 카지노 로얄(007 Casino Royale, 2006) 후기/리뷰 - 가장 고전적인 시리즈의 현대적 리부트
007 카지노 로얄(007 Casino Royale, 2006) 후기/리뷰 - 가장 고전적인 시리즈의 현대적 리부트
2021.10.17가장 고전적인 시리즈의 현대적 리부트 내가 제대로 영화관에서 감상한 첫 번째 첩보액션장르 영화는 2006년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3⟫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여전히 계속 이어지고 있는 유명 시리즈이기는 하지만, 역시 유서깊은 원조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의 007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자 한 이유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스카이폴'이 보고싶었기 때문인데, 샘 멘데스 감독의 작품으로써 굉장히 호평받았다고 들었기 때문인데다 마지막으로 최근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시리즈인 ⟪007 No Time to Die⟫가 개봉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인 카지노 로얄은 내 머릿속에 있던 007 시리즈에 대한 이미지와 다소 달랐다는 점이 의외..
영화 로건 후기/리뷰 - 우리는 모두 늙는다 (LOGAN,2017)
영화 로건 후기/리뷰 - 우리는 모두 늙는다 (LOGAN,2017)
2021.09.30히어로물의 성숙기에 태어난 명작 팀버튼 감독의 배트맨 이후 스파이더맨, 다크나이트 3부작을 지나 마블 스튜디오에 이르러 히어로물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21년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지만 2017년 당시 개봉한 로건을 보고서는 성숙기에 다다랐음을 느꼈다. 히어로의 탄생과 역경을 이겨내고 활약하는 영웅담을 지나, 마침내 우리가 잘 알고있는 히어로의 노쇠와 죽음을 응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나 그 '울버린' 로건의 주특기는 주먹에서 뚫고 나오는 아다만티움 칼날과 함께 매우 빠르게 재생하는 '힐링팩터'이다. 그런 울버린이 평범한 인간과 다르지 않게 '늙었다'는 점은 히어로물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인 '히어로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임과 함께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왜 울버린..
모가디슈 후기/리뷰 - 2020년대에 복습하는 남북관계
모가디슈 후기/리뷰 - 2020년대에 복습하는 남북관계
2021.09.16설정만으로도 신선했어 영화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내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사관을 철수한다는 굉장히 단조롭고 심플한 진행이었음에도 신선했던 요소가 몇 가지 있었다. 20세기의 대한민국은 언제나 흥미롭다. 80년대 이후 고성장기를 지나 선진국에 진입한 21세기의 대한민국 국민이 보기에 70,80,90년대의 대한민국이 매우 이질적이기까지 하다. 70년대엔 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생활수준을 지나 80년대엔 고도 성장기를, 90년대엔 세기말적 분위기에 외환위기를 겪었다. 모가디슈는 그런 90년대의 소말리아에서 외교관들이 소말리아 내전을 겪는 배경을 다루고 있다. 슬슬 가난한 시기를 지나 경제적으로 선진국을 향하고 있지만 아직 외교력은 그렇지 못한 시절(90년대에 대한민국이 UN가입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