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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앱에 관하여

노트앱은 보수적으로 택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락인(lock-in)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노트를 쌓아놓는 노트 앱 특성상 다른 앱으로 갈아타는 일은 점점 번거로워지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에 점점 갇힐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다른 서비스로 나가는 기능이 잘 갖춰져 있는 앱이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불과 몇 달 전 에버노트를 유료서비스에 결제했으나, 결국 언젠가는 갈아타야 할 서비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몇년동안 개인유저보다는 비즈니스 유저를 위한 기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일이던, 당장 할 일이던,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노트앱으로 둥지를 틀기에 적절한 후보들을 알아보았다.

 

 

에버노트(Evernote)

 

현재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동시에 언제든 갈아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몇년 전부터 너무 비즈니스에 특화시키는 듯 하다. 반면에 개인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추가에는 관심이 없어보여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에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선 에디터가 너무 기본적인 기능밖에 들어있지 않다. 글 쓰는 재미가 없고, 특히 예쁘지가 않다. 심지어는 노트 Lock기능조차 없는데, 터치로 스크롤하다보면 갑자기 수정모드로 인식해서 굉장히 불편하다. 이런 기능 추가하는 것 쯤 어렵지 않을것 같은데 왜 안해주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들 많이 쓰는 데엔 이유가 있다. 독보적인 웹클리퍼 기능때문에 대안이 없다. 웹서핑을 하며 맘에드는것들을 긁어모아 쌓아두고 언제든 검색해서 찾아오는데엔 이만한게 없다. 에디터 기능이 너무 기본적이라 했으나, 글씨체 변경도 안되는 아래의 앱들보다는 기능이 많은 편. 무료버전도 나쁘지 않아 혜자스럽다. 어느 요금제건 전체 용량이 아닌 한달에 업로드 하는 용량으로 따지기 때문에 노트에 저장 가능한 용량 자체는 사실상 무제한이다.

 

  • 현재 신흥강자들의 맹렬한 추격을 느끼는지 에디터를 비롯하여 베타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 웹버전에 국한되고, PC, 모바일 버전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웹버전 에디터를 써보긴 했는데 Table기능을 제외하면 딱히 에버노트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웹클리퍼는 확실히 개선된 것이 보인다.

 

  • 이전의 포스팅에도 작성했듯이, VPN을 이용해 아르헨티나로 우회하여 값싸게 결제하는 꼼수가 있었으나, 2020년 2월부터 아예 막혀버렸다. 현지에서 발급된 카드가 아니면 해외결제가 되는 카드라도 한국 원화로 결제가 된다.

 

  • 이 글을 쓰고난 뒤, 한참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이미지 내의 글씨 검색기능이 필요해 이미지 전용 스토리지로 쓰려고 했다. VPN 우회결제가 막혔다는 것을 알고, 결국 맘 접었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쓰는게 맞는 일이겠지만, 몇 년동안 큰 변화가 없었기에 놀고먹는것 같아 제값주고 쓰기엔 망설여진다. 결국 지금은 노션 위주로 쓰고있다.

 

웹버전에 베타버전으로 공개된 에버노트의 UI와 에디터.

 

 

노션(Notion)

 

1년 전부터 나타나 노트앱의 떠오르는 슈퍼루키. 지금까지 그 어떤 노트앱과도 다르다. 노트를 주루룩 만들어서 폴더별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위키피디아’ 나 ‘나무위키’ 같은 위키처럼 노트가 다른 노트 안에 삽입되는 구조. 내 입맛대로 마치 블로그 같은 사이트처럼 노트더미 구성을 짤 수 있다. 수많은 노트를 관리하기엔 불리하지 않느냐고? “노트목록” 같은 데이터베이스 형식의 블록이 있으니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윈도우, 웹, 애플계열, 안드로이드까지 전부 지원하며 굉장히 예쁘다. 노트 안에 ‘블록’ 을 삽입해서 글을 구성하는데, 이 블록이란 텍스트 문단일수도 이미지일수도, 표 일수도, 앞서 언급한 노트목록이 될 수도 있다. 직접 써보는게 빠르니 노트 서비스를 고민중이라면 한 번 쯤은 꼭 깔아서 잠깐이라도 써보길.

 

다만 아직 초창기 서비스인 만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에버노트에서 갈아타려 했으나, HTML파일로 옮기려고 하면 이미지를 긁어오지 못한다. 반대로 내보내기를 하려 해도 오류나는 것들이 많다. 폰트도 거의 바꾸지 못하며 문단 가운데 정렬도 하지 못하는 등 텍스트 에디터로써 안되는게 많은 편인데다 웹클리퍼도 없지만 근시일 내에 지원한다고 하니 웬만한 건 갖춘셈. 아마 가장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

 

  • 현재 주력으로 쓰고있고, 예상대로 2019년 한 해동안 엄청나게 이용자가 불어났다고 한다(심지어 나무위키에도 개별문서가 개설되었다!). 특히 본진인 미국 다음으로 한국의 이용자수가 높아 노션측에서도 꽤 한국 이용자들을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 노션 이용자 모임의 역할이 꽤 컸던 듯 하다.

 

  • 개발진들은 아직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소통하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려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먼저, 큼직한 기능추가가 많지 않았다. 웹클리퍼, 검색기능 개선 이후로 나머지는 자잘한 개선들에 불과하며, API, 애플펜슬 손글씨 지원 등 유저들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 기능은 2년째 요원한 상황. 기능추가에 급급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현재 모바일 버전의 Notion 앱 속도는 처참하다.

 

  • 다행히 노션팀은 놀고먹은게 아니란다. 2019년 한 해동안 이용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계속해서 불어나는 트래픽을 개선하기 위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서버 차원(+교육용 메일 무료지원 등)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때문에 2019년에 끝내려고 했던 기능추가가 전부 미뤄지게 된 것이니,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 적어도 1년은 더 써볼 생각이다. 그래도 모바일 버전의 최적화는 너무 괴롭다고...

 

Notion은 Block 단위의 요소를 조합함으로써 다양한 형태로 노트를 정리할 수 있다.

 

스탠다드 노트(Standardnotes)

 

일단 비싸다. 무료버전은 사실상 그냥 메모장 수준이라 유료라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에디터들이 굉장히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는데다가, 마크다운 방식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지원하기 때문에 기능상으로는 가장 강력하지 않나 싶다. 특히나 보안성이 강하다. 자신의 클라우드(원드라이브, 드롭박스, 아이클라우드 등)에 암호화되어 저장된다. 무슨 말이냐면, 내 수많은 계정들의 암호를 모두 적어둔 저장소로 써도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웹클리퍼가 없다. 웹클리퍼만 있어도 바로 썼을텐데. 그리고 비싸다. 형식을 제대로 갖춘 장문의 글을 작성하는데엔 적절한 앱이지만, 인터넷에서 발견한 여러가지 글들을 긁어오는데엔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 심지어 웹 클리퍼의 개발 계획 역시 없다고 한다. 대체 왜?!

 

  • 스프레드 시트 형태와 몇몇 마크다운 기반의 에디터가 추가되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웹클리퍼를 추가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가장 다양한 에디터 형식을 지원하는 스탠다드노트(Standardnotes).

 

 

심플노트(Simplenote)

 

그냥 간단한 메모기능만을 원한다면 괜찮다. PC와 안드로이드, 애플계열 모두 지원하며 일단 무료이다. 다만 이런건 널려서…

 

 

 

구글 킵(Google Keep)

 

결론으로 말하자면, 이 앱이 추구하는 방향에 있어서는 최고의 앱일 듯 하다. 거기에 구글 캘린더와 지메일과의 연동까지.

 

하지만 결정적으로 데스크톱 전용 프로그램이 없어 웹으로 접속해야만 하며, ‘노트’가 아닌 ‘포스트잇’에 가깝다. 에디터 기능이 부족하며, 장문의 글을 작성하기 힘들다는 이야기. 단지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을 뿐이지 좋은 앱이다.

 

가볍고 예쁘고, 검색성능 좋지만 서식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노트'보다는 '메모지'에 가까운 Google Keep.

 

베어(Bear)

 

애플 계열의 제품군에서는 굉장히 핫한 앱. 마크다운 방식의 에디터를 사용하며, 무엇보다 일단 예쁘다. 테마도 여럿 지원한다. 애플제품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제품인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자면, 에디터에 신경 쓴 나머지 여러 면에서 나사 빠진 앱이다.

 

일단 iOS와 Mac 제품만을 지원한다. 뭐 이런거 널렸으니 지금은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미래에도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는 계획조차 없다는 것. 거기다 노트가 자체 서버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노트 많아지면 내 돈 내고 아이클라우드 용량을 늘려야 한다. 아까 소개한 Standardnotes도 그렇지 않느냐고? 그것들은 보안성을 강점으로 앞세웠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르다. 그리고 최소한 원드라이브 혹은 드롭박스 등의 다른 옵션이 있다. 이것도 모자라서, 웹클리퍼는 커녕 웹버전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건 지금 준비중이라고 하지만, 여기까지의 행보를 보았을때 여긴 예쁘고 화려한 제품 만드는데에만 관심있지 미래 비전이 없다. 노트 앱으로써 당연히 갖춰야 할 것들이 빠지긴 커녕 계획도 없단다. 노트앱을 고를 땐 “해당 업체가 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갈 것인가” 여부가 중요할텐데,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하려면 개발자를 추가로 고용해야 해서 부담스럽단다. 참고로, 이 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에버노트도 재정난을 겪곤 했다. 더 말할 필요가 있나?

 

애플 계열 제품만큼은 여러 기기를 지원하는 Bear. 디자인 하나만으로 큰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지만, 폴더가 아닌 태그 중심의 정리구조, 윈도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Gooba3

 

Bear 앱을 연상시키는 마크다운 기반의 에디터와 폴더 중심의 노트 정리, 심지어는 노트 개별 잠금기능까지 있다. 특징이라면 캘린더와 Task 앱에 노트를 결합시킨 모양새다. 디자인도 아이폰 앱 아니랄까봐 상당이 예쁘다.

 

다만, 원래는 PC와 안드로이드 개발 계획도 있었던것 같은데, 개발 로드맵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아 결국 애플 계열만 지원하기로 굳힌 것 같다. 요즘같은 때에 적어도 윈도우는 지원해주면 참 좋을텐데, 아쉽다.

 

 

Anytype

 

솔직히 보고 많이 놀랐다. 이유는 Notion이랑 너무 똑같아서다. 아직은 베타버전 조차 공개되지 않았고, 얼리억세스 지원만 받고 있다. 1월 말인가부터 받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인지 아직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다. Notion이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으면 먹통이 되거나 매우 느린 속도를 보이는데, 노트를 기기 내에 저장해서 오프라인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것을 제외하면 너무 똑같은데,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노션 팀은 이걸 알고있을까?

 

아직 어느 운영체제를 지원하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Notion과 블록 단위로 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유사한 Anytype. 하지만 아직 공개된 것이 별로 없다.

 

Roam

 

꽤나 특이하다. 노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에 중심을 둔 듯. 포맷이 짜여진 글을 쓰기 보다는 Bullet 혹은 체크리스트 중심의 '글뭉치'를 써놓고 여기저기 문서에서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놓는 느낌이다. 그런데 컨셉이 너무 특이한 만큼 이용자가 제대로 활용할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모바일 버전도 없는 모양.

 

 

Dynalist

 

꽤나 특이하다2. 앞의 Roam과 비슷한데, 이쪽은 문서 Format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고, PC는 물론이며 모바일 버전도 안드로이드, iOS모두 갖췄다. 사실 이러한 컨셉이 Roam과 Dynalist가 전부는 아닌데, 이 부류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나가는 것이 Dynalist이다. 나와는 맞지 않는 컨셉이라 쓰진 않겠지만, 분명 누군가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꽤나 오랜 기간 에버노트를 이용해 왔고 유료서비스까지 결제했지만 에버노트는 라이트유저보다는 비즈니스유저를 위한 기능만을 추가하는 탓에 최근들어 진지하게 다른 서비스들을 알아보았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이래 오랜 기간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와 함께 에버노트가 오랜 기간 쌍벽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로 수많은 야심찬 서비스들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었다. 여전히 원노트와 에버노트의 입지는 굳건하다. 아직 이들을 완전히 대체할 서비스는 없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 아마 우리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리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노션’ 이라 여기고 있다. 그래서 결국 쓰던 에버노트를 그대로 이용하며 자료를 쌓아두고, 할일 목록이나 계획과 관련된 글들은 노션을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노션에 웹클리퍼를 비롯해 기능들이 강화되면 차츰차츰 둥지를 옮겨야지. 노트앱을 옮겨타기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 개성넘치지만, 각자의 장점과 함께 뚜렷한 단점 역시 존재하는 서비스들이기 때문에 이것들이 개선될 때 까지 노트 애플리케이션의 교체는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바로가기)

 


 

처음 글을 쓰고 난 뒤, 1년이 지나고 글을 보충하게 되었다. 결론은 아직까지 Notion을 쓰고 있고 에버노트는 모든 데이터를 지운 상태이다. Notion의 모든 면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기록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그것을 분류하는 방식도, 찾아보는 방식도 다르니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여기에 원노트가 없다는게 좀 놀랍다. 분명 내가 썼는데 왜 포함 안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유명해서 안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