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왓 이프...?(What If…?, 2021) 후기
인기가 있고 특히 팬층이 두터우며 2차 창작이 많은 작품이라면 으레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이 펼쳐지곤 한다. 역사에서 만약은 없다지만, 어디까지나 가공의 이야기에서 팬들의 상상은 자유니까. 흔히 주인공 A가 했던 행적을 특정 계기로 절친 B가 대신했다면 하는 등의 것들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왓 이프…?’는 그러한 상상물들의 집합체다. 스티브 로저스 대신에 페기 카터가 슈퍼솔져 혈청을 맞았다면 어떻게 전개되는지, 닥터 스트레인지가 손 대신 연인을 잃고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지 등등이다.
국내과 일본의 만화시장과 다르게 미국 본토의 흔한 히어로 코믹스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이 전개된다고 알고있다. 그래서 배트맨 시리즈도 작가와 작품의 여러개이며, 이벤트성으로 파생되는 에피소드들과 그와 함께 콜라보하여 등장하는 타 작품의 히어로들과의 연계를 감상할 수 있다.
아마 “왓 이프…?”의 각각 에피소드들은 그러한 원작에서 잠깐 언급되었거나 이벤트성으로 등장했던 에피소드들을 중, 독특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정식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자투리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대표적인 것이 5화, ‘What If… Zombies?!’와 3화 ‘What If… The World Lost its Mightiest Heroes?’ 같은 것들. 어벤져스가 좀비가 되어버리는 에피소드는 유명해서 들어본 바가 있는데, 특히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에서 피터의 환영 속에서 시체인 채로 무덤속에서 나타난 아이언맨이 살짝 등장한 적이 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에피소드는 4화, ‘What If… Doctor Strange Lost His Heart Instead of His Hands?’이다. 단순히 A를 B로 대치한 평범한 에피소드들과는 다르게, 여기에서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손이 아닌 크리스틴을 잃고 소서러 슈프림이 되어 크리스틴을 살리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되돌린다.
본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스트레인지의 손이 다친 사건이 소서러 슈프림이 되는 계기를 마련 하였듯이, 이 곳 세계에서는 크리스틴의 죽음이 그와 같이 “막을 수 없는” 사건이었기에 아무리 스트레인지라도 크리스틴을 되살릴 수는 없었다.
스트레인지의 시도를 막기 위해 나타난 에인션트 원은 세계를 둘로 갈라 크리스틴을 살리려는 스트레인지의 세계를 따로 분리해냈고, 이곳의 스트레인지는 운명을 거스를 힘을 얻기 위해 ‘칼리오스트로의 도서관’에서 금지된 지식을 이용해 이세계의 괴물들을 차례차례 흡수해 나간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원래의 스트레인지가 살고 있는 세계가 갑자기 붕괴하기 시작한다. 평행세계 스트레인지의 행적이 멀티버스를 넘어 영향을 끼치는 것. 스트레인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크리스틴을 당장에 살려내는 데에는 성공하나 운명을 바꿔버린 결과로 우주는 붕괴하는 결말을 맞고만다. 왓 이프의 에피소드 중에서 마지막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가장 힘이 들어갔다고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울트론 에피소드에서 가장 연관성이 큰 에피소드이기에 추천.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올해 새로 개봉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솔로 영화 2편,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예고편에서도 멀티버스가 붕괴하는 연출이 거의 동일하게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평행세계에서 완다 혹은 스트레인지가 흑화하며 멀티버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완다&비전’에서 완다는 이미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친, 빌런스러운 행적을 보였는데 과연 이번에도 민폐를 끼치게 되려나… 잘 모르겠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이후로 마블 작품은 크게 끌리는 것이 없었는데 간만에 관심가는 것이 닥터 스트레인지 2편이라, 아무래도 눈길이 간다.
마지막으로 이번 ‘What If…?’에 대해서 총평을 하자면, 정말 정말로 팬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조금 더 냉혹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디까지나 팬심에 의한 망상으로 시작된 아이디어들이 정규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도 쓰이지 못한 것들이라면 얼마나 대단한 것들 이겠는가. 스티브 로저스 대신 페기 카터가 캡틴이 되어봤자 그 캡틴이 그 캡틴일 것이며, 트찰라가 욘두에게 납치당해 봤자 스타로드가 흑인이 된 것 뿐, 그 이상 특별할 의미는 없다. 다만 영화로써는 그려내기 부담스러운 만화적 전개를 표현해 낼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강점인데, 마지막 울트론 에피소드에서는 왓쳐가 직접 등장하는 만큼 영화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전개를 보여준다. 그럼 나는 이제 ‘완다&비전’과 ‘로키’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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