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추천] 꼭두각시 서커스(Karakuri Circus)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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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히로 후지타의 슬슬 고전이 되어가는 명작 만화. 그림체도 요즘 연재되는 만화들에 비하면 낡은티가 나지만, 속단은 금물이다. '꼭두각시 서커스'는 꼭두각시 인형들을 다루는 인형술사들과 인간과 거의 유사한 '자동인형'들과의 세대를 이어 온 싸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만화에서 가장 흔한 능력자 배틀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만화의 진가는 독특한 세계관 설정과 왜 그들이 수 세기동안 싸워왔는가에 관한 스토리텔링에 있다.
특히 만화를 완독하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는 대표적인 설정은, '자동인형'들은 기본적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반드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무기를 든 군인들 앞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살생을 저지를 수 있지만, 꼭두각시 술사들은 무기를 들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으로 인식하여 본능적으로 느리게 움직이게 된다. 왜 굳이 총칼들고 싸우지 않는가에 관해 꽤나 그럴싸한 설정을 붙여놓았다.
'광대공포증' 이라는 말도 있을 만큼, 서커스의 광대는 흔히 공포소재로도 이용되는 매력적인 소재이다. 유명한 빌런 '조커' 역시 광대를 모티브로 하고 있고. 이러한 점에서 자동인형들의 여왕 '프란시느'를 웃기기 위해 존재하는 자동인형 광대들의 기괴함과 공포스러움을 적절히 살렸다.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 '디그레이맨' 과는 정 반대.
다만, 치명적인 단점은 초반부가 극도로 재미없다는 점이다. 아마 도중에 보다 그만둔 사람들은 7권 전후로 그랬을 것이다. '꼭두각시 서커스'는 서브주인공 '가토'가 꼭두각시술사들과 자동인형들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꼭두각시' 편과 주인공 마사루가 평범한 사람들과 서커스단을 이뤄 성장해가는 '서커스편' 으로 구성된다. 점차 후반부에 접어들며 이 둘은 하나의 스토리로 합쳐지게 되지만, 문제는 7권까지 내용이 대부분 '서커스편'이며, 정말 지루하다는 것. 냉정히 말해서 3~7권 내용은 보지 않아도 무방한 것 같다.
올해 10월 중반부터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보지 않아 비판하기 조심스럽지만 36화 분량이 예정되어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40권이 넘는 분량을 넣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 화에 한 권의 내용을 넣어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굳이 보고 싶은 사람들은 어정쩡하게 애니메이션으로 스포당하지 말고, 먼저 원작으로 감동을 느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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