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건 후기/리뷰 - 우리는 모두 늙는다 (LOGAN,2017)
히어로물의 성숙기에 태어난 명작
팀버튼 감독의 배트맨 이후 스파이더맨, 다크나이트 3부작을 지나 마블 스튜디오에 이르러 히어로물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21년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지만 2017년 당시 개봉한 로건을 보고서는 성숙기에 다다랐음을 느꼈다. 히어로의 탄생과 역경을 이겨내고 활약하는 영웅담을 지나, 마침내 우리가 잘 알고있는 히어로의 노쇠와 죽음을 응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나 그 '울버린' 로건의 주특기는 주먹에서 뚫고 나오는 아다만티움 칼날과 함께 매우 빠르게 재생하는 '힐링팩터'이다. 그런 울버린이 평범한 인간과 다르지 않게 '늙었다'는 점은 히어로물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인 '히어로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임과 함께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왜 울버린은 이번에도 휴 잭맨인가
더불어 이번 영화 로건에서 로건역을 휴 잭맨이 연기하게 되었는지도 다시끔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누가뭐래도 첫번째 이유는 휴 잭맨이 수많은 엑스맨 영화시리즈를 거쳐오면서 울버린 역 그 자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겠지만, 이번 영화에서 휴 잭맨이 로건을 맡아야 할 적임자였던 이유는 첫번째 이유에 딸려오는 두번째 요소 때문이다.
그건 바로, 누구든 자연스럽게 로건 역으로 등장한 휴 잭맨을 보면서 이전의 엑스맨 시리즈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아다만티움 칼날과 힐링팩터로 적을 도륙내는 울버린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관객 머릿속에 있는 그 이미지와 본 영화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가 영화 로건을 더욱 완전하게 만드는데, 바로 인간이라면 히어로든 뭐든 얄짤없이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사실이다.
엑스맨3에서 각성한 진 그레이의 공격에도 순식간에 회복하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한쪽 다리를 저는 듯한데다, 주무기인 발톱을 꺼내는것조차 부담스럽다. 한차례 전투를 마치고 나면 남몰래 화장실에 들어가 총알이 전부 빠져나오고 상처가 멎을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런 로건 내내 이어지는 씬들을 보며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 가까운 관객은 지금과 같은 젊은 시절은 일시적인 것임을, 로건 영화에 공감되는 사람이라면 과거 엑스맨 시리즈를 떠올리며 자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반추해볼수도 있겠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그렇다면 인간이 어차피 늙어 죽는다면 다 부질없는 일일까? 영화 로건은 정면으로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바로 로건의 새로운 딸 로라를 통해서다. 영화 내내 로건은 비뚤어진 태도를 가진 모습으로 나오는데, 치매를 겪고 있는 찰스를 보살피며 세상만사 부질없다 한탄하는 괴팍한 노인네가 되어가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가 되면서 철이 든다고 했던가, 로건은 로라를 만나 원치않는 부모노릇을 하게되며 점차 육체는 예전만 못해도 정신만큼은 강인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종종 치매증세를 보여 헛소리를 해대는 찰스도 로건&로라와 함께 고생길에 오르지만 비로소 잠시나마 안정된 가정에서 오는 행복감을 느낀다. 아마 영화에서 진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닌 부모가 되면서 완전히 성장한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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