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미드 추천 :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후기
0.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드라마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이다(미드든 원작 소설이든 원래 제목은 "13 Reasons Why").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총 13화이며, 1시즌 까지 완결된 상태이다. 시즌2가 18년에 나온다고 하는데, 원작의 모든 내용을 시즌1에서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보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걱정스럽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해나'가 자살하면서 자살을 결심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 12인에 대해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그 12인 중 한 명에 해당하는 주인공 '클레이'가 테이프를 들으며 전개를 이끌어간다. 한 화당 한 명(혹은 두 명)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간단해 보였던 사건의 전말이 이중 삼중 드러나고, 마냥 친절하게만 보였던 인물들의 뒷통수 후려갈기기를 지켜보며 벙 찌는 묘미가 있다.
단순히 학교생활에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이야기라고 할 만큼 간단하지 않으며, 평판 좋은 학생이지만 그 뒷모습은 악랄하기 그지없는 학생의 악행, 평범한 학생이지만 오해가 얽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 지에 따라 사람을 죽음까지 내몰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을 높히 평가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가시지 않는 의문점들을 주저리 적어보았다.
1. 남주(클레이)가 너무 답답하다
자신의 테이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곧 자신이 해나의 죽음에 일조한 것을 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의의 사도 마냥 다른 10명들을 들쑤시고 다니는 행위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어도 나였다면 13편을 모두 듣고 난 후에 판단하거나, 차마 본인의 이야기까지 듣지 못하고 그만두는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가상이야기 특성상 전개가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라 이해는 하지만, 솔직히 재미를 크게 반감시켰던 요소임엔 부정할 수 없다.
2. 만악의 근원, 브라이스 워커
이 모든 일의 근원은 사실상 얘 때문이다. 운동부 주장에, 돈 많고, 마약까지. 소위 일진, 잘나감의 결정체. 해나의 테이프를 관련자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입을 모아 주장하던 이유도 왜 인가 하니, 얘 때문이었다.
파티에서 모두가 취해 있던 와중에 제시카를 강간하고, 취해 있던 와중이라 제시카는 기억을 잘 못한다. 그 일을 남자친구인 저스틴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제시카는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현실부정하며, 저스틴은 여자친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현실부정. 그에 덩달아 모두는 해나의 테이프를 거짓으로 몰아가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까지의 브라이스 워커의 행동을 보면 테이프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르는 듯 하다. 만악의 근원인데, 브라이스에게는 순서가 돌아가지 않았나 보다. 테이프의 존재를 알면 없애버릴꺼라고 생각해서인 것일까? 브라이스 이전 순번인 주인공 클레이가 브라이스를 대면하면서 14번째 파트를 완성시켰고, 포터 선생에게 넘겼으니, 대강 순서는 끼워 맞춰졌다고 생각하련다.
3. 그래서 타일러는?
타일러는 해나의 리스트에 오른, 교내에서 공인된 학생 사진가다. 따라서 사진 찍는게 일인데, 문제는 그게 도를 넘는다는 점이다. 해나에게는 스토킹+도촬 전력까지 있다. 자연히 다른 학생들에게도 인식이 좋지 않다. 같이 해나의 가해자 리스트에 오른 학생들에게도 따돌림 당하는데 정말 불쌍한 점은, 드라마 자체에서도 대우가 좋지 않다.
후반부 법정 증언 직전까지 브라이스를 제외한 가해자 인물들은 진실을 고백해야 하는지, 숨겨야 하는지, 어떻게 입을 맞춰두어야 하는지를 저들끼리 열심히 모의하는데, 그 와중에 타일러는 배척당한다. 자신은 사람들의 은밀한 비밀을 많이 수집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대놓고 하지만 얄짤없다.
사진가의 포지션이다 보니 모두가 예상치 못한 자료를 가져와 반전을 가져다 주나 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극 후반에 이르러 총기를 구매하는 장면까지 보여줬으면서 얌전히 진술하고 끝났다.
이거 시즌2 떡밥이라고 이해해줘야 하겠죠?
4.페미니즘
요 몇년 새 페미니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아니나 다를까, 왓챠 평점을 매기기 위해 왓챠에 들어가 보았더니 콜로세움이 개장했더라.
난 남자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중심 이야기는 '여'학생이 인간관계에서 좌절을 겪으며 자살에 이르는 계기이다. 남학생이라면 일어나기 힘든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그것을 주제로 삼았을 뿐이다. 이는 '남학생들에게는 문제가 있다.'거나,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남성은 그렇지 않은 반면).' 하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심한 논리의 비약이다. 그것은 마치 부모에게 학대당하는 아이들에 관한 영화를 보고, 세상 모든 부모들은 잠재적 학대자라며 목소리를 높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여성은 이 작품에 크게 공감을 하게 되겠지만, 남성의 경우 겪어보거나 알지 못하던 부분에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 가해자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는지를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 작품을 대해야 할 태도이다.
하지만 후기 덧글란에는 세상 모든 남성을 가해자(혹은 잠재적 가해자)로 칭하는 뉘앙스를 품거나, 혹은 그에 맞대응하는 '페미타도' 식 덧글로 더럽혀져 있었다. 좋은 작품을 두고도 엇나간 소재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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