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약왕 후기 - 이 영화는 왜 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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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마약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휘어잡은 남자의 이야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등 화려한 배우들과 감독의 전작이 '내부자들' 이었다는 점 때문에 상당한 기대를 모았으나, 관객들의 평은 완전히 망해버린 듯 하다.
나는 생각보다 괜찮게 보았는데, 이런 장르의 영화는 시간 가는줄 모르게 보고, 연출과 연기력이 충분히 받쳐주기만 한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영화에 그렇게나 혹평을 하는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모였다. 감독도 감독이며, 배우들도 그렇다. 모였으면 뭔가 크게 터뜨려야할 것만 같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런데 결과물이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힘든' 결과물이다.
두번째 이유는 이 영화가 실화 기반이라는 점이다. 실제와 영화는 다르다. 각색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를 하자는게 아니라, 영화와 같은 창작물은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객을 주목시키고, 정해진 시간안에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수십세기 동안 검증된 수단이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가끔 드라마틱한 전개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끝은 맹물 마냥 흐지부지되기도 하며, 그저 우연에 의해서만 진행되기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180도 뒤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점은, 영화와는 달리 실제 사건은 주인공이 아니라 수많은 이름없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흘러간다. 이 점에서 '마약왕'은 관객들에게 스토리를 전달시키는데 실패했다.
'신파' 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린 영화 '군함도'
가장 주된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지금의 대한민국의 정서가 높은 제작비의 한국영화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군함도(2017)' 이후로 '신파' 라는 단어와 함께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인 듯 한데, 신과함께 두 편이 개봉하는 동안에도 그 분위기는 이어졌다. 한국 영화가 유독 감동적인 장면에 집착하는 면이 있었지만, 이제 더는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제작비가 크고, 이름있는 배우들이 모일 때 더욱 심해진다.
영화는 보기전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가 망해버린 이유는 지나친 사람들의 기대 때문이다. 유명한 배우가 나왔다거나, 감독의 전작이 대단했다거나 하는 이유로 이 영화가 재밌을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매우 부정확하다. 배우들의 연기력과는 달리 처참하게 망한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왓챠처럼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예측해 주는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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