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러너2049 후기 _ 진짜 보다 진짜다워지는 가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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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
블레이드러너 2049는 1982년에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이다. 혹은 후속작. 워낙 텀이 길어서 이쪽이라고 콕 집어 말하긴 애매한 것 같다. 감독의 이전 작인 컨택트(Arrival, 2016)를 아주 인상깊게 보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컨택트에서 느낀 감독만의 색깔은 sf적인 소품. 단순심플한 배경, 그리고 듣는이를 매료시키는 사운드트랙, 마지막으로 정적이고 고요하며 사색적인 컷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특징들이 영화 컨택트의 컨셉과 잘 맞물려 간만의 sf 명작이 탄생했다고 생각했다.
이번 블레이드러너 2049를 보며 느낀점은 "확실히 같은감독이 만들긴 했구나" 였다. 앞서 말한 특징들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하지만 컨택트라는 영화의 첫번째 정체성은 신비주의에 있었다. 다소의 불친절한 스토리, 외계인의 방문과 그 목적 등등이 신비주의로써 빛을 발했고, 감독의 개성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신비롭다기보다는 sf하면 익히 떠올리는 스팀펑크적인 배경과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한 분위기에 인물의 행동과 배경묘사를 일일이 화면에 담는것이 어울리는가에 의문이 든다. 컷이 너무 낭비되었다는 말이다. 바로 다음 장면이 궁금해지는 찰나, 의미없는 씬으로 시간을 끌면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이 차에 탑승하는 장면을 예로들어보자.
일반적인 영화라면 딱 세 컷에 끝날것이다.
1.화면 끝에 주차된 차가 보이고.
2.자리에 앉은 주인공이 문을 닫는다.
3.시동을 건다.
컨택트와 블레이드러너에서는 다르다.
1.주인공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텅 빈 공터에는 주인공의 차가 한 대 놓여 있다.
바닥에 깔린 눈밭과 흩뿌려지는 눈발이 화면에 풀사이즈로 잡힌다. 주인공이 한걸음 한걸음 차를 향해 걸어간다.
바닥에 깔린 눈밭과 흩뿌려지는 눈발이 화면에 풀사이즈로 잡힌다. 주인공이 한걸음 한걸음 차를 향해 걸어간다.
2.차의 문이 열린다. 주인공이 자리에 앉는다.
3.차의 문이 닫힌다. 주인공이 여러 장비를 조작하며 시동을 건다.
이러한 문제점은 인물이 장소를 이동하는데서 특히 두드러진다. 영화 자체는 상당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와 연출, 캐릭터 모두 버릴게 없다.
가장 뛰어났던 부분은, 복제인간과 인간의 대립 같은 식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다는 점이다. 복제인간(레플리칸트)로써 주인공 케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며, 종국에는 복제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워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앞서 설명했던 점이 상당수의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케이(조)와 스텔라인 박사가 각각 상징하는 바에 대한 글을 보았다.
케이는 바깥세상에서 살아가지만, 선척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스텔라인 박사는 시설의 내부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케이는 데커드를 스텔라인 박사와 만나게 하며 계단에서 눈을 맞으며 천천히 죽음을 맞는다. 반면, 스텔라인 박사는 시설의 내부에서 가상의 눈을 맞으며 기뻐한다. 이것은 케이는 스텔라인 박사의 '가짜'로서 '실제'세상을 살아가지만, 스텔라인 박사는 '진짜'로서 '가짜'세상을 살아간다. 따라서 스텔라인 박사는 '살아있는것'을 의미하고, 케이는 '삶의 경험'을 의미하며 이것 중 무엇이 더 가치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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