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3.5★★★☆
조금 신선함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세계사' 와 '농담' 이라니 이건 대체 무슨 조합이지.
Weltgeschichte to go라는 원제를 구글 번역기로 찾아 보았다. 그랬더니 영어로 World history to go 라는 뜻이었다. 독일어였는데, to go 는 같나보다. 저자는 ('사피엔스' 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와 친분이 깊어 그에게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지구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각 분야별로 나누어, 단순히 사실의 나열보다는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책의 목차이다. 역사를 주제별로 묶어서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세계사 서적과 다른 점은, 단순히 사건을 시간 순서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사에서 주요 사건으로 다뤄지는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한다. 그 때문에 세계사를 아주 모르는 사람이라면, 다른 책을 읽은 뒤에 읽을 것을 권한다. 세계사 지식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더욱이 그런 것은 이런 얇은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역사의 사건을 절대로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에 각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들춰 그에 대한 생각을 뽐내거나, 대중에겐 크게 부각되지 않은 사실들을 지적한다. 마치 "농담" 처럼.
이를테면, 종교에 관한 장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예수와 그 사도들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기독교는 어떻게 지금의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지를 살핀다. 전에 없던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렇게 될 수 있었는가, 그 등장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말이다.
통상적인 세계사 서적을 어느 정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조금은 다른 시각의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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