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추천 드라마]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시즌 1,2 감상 후기/리뷰

종이의 집 Money Heist
원제 : La Casa De Papel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시청한 후기들을 살펴보면 모두들 공통된 느낌을 받았다는걸 알 수 있다. 여타 다른 케이퍼(혹은 하이스트, 범죄물의 한 장르로 범행의 과정을 하나하나 다루는 장르. 대표적인 예로 오션스 시리즈가 있다.)장르의 작품들은 "계획이 치밀하며 위기상황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는가, 같은 팀도 믿을수 있는가?" 가 셀링포인트다. 하지만 종이의 집은 확연히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슷하게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로맨스와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범죄와 연애라니, 마치 한국에서 자주 비판받는 '아무 장르에다 연애 끼얹기' 가 떠올라 반감이 들겠지만, 본 작품은 이것을 훌륭히 해냈다는 평이다.
24억 유로(3조 800억원)를 털 수 있는곳이 있다?
주인공 '도쿄'가 나레이션을 맡으며 시작한다. 본래 남자친구와 강도행각을 벌였지만, 남자친구는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본인은 일주일 넘게 숨어사는 처지다. 어쩌다 운좋게 어머니가 집와 통화가 이뤄져 집으로 향하지만, 본인을 '교수'라고 소개한 남자가 말린다. 집에는 이미 경찰이 잠복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고, 자신과 24억유로(한화 약 3조 800억원 이상)를 벌 수 있는 범행을 함께하자는 것. 그렇게 교수는 8명의 갈곳없는 범죄자들을 모았다. 범죄엔 능력있지만, 사람을 죽이거나 하지는 않은, 일정 선을 넘지않은 자들이다.

이들은 서로의 신원을 들키지 않게 위해 가명을 사용했다. 교수를 제외한 인물들은 모두 각 나라의 수도를 자기 이름으로 정했다. 따라서 주인공은 '도쿄'가 되었다.
그렇게 자그마치 5개월동안 합숙하며 교수에게 '범행에 필요한 모든것'을 전수받는다. 가장 먼저 '절대 인질들을 죽이지 말것'. 그들은 여론을 같은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인명피해는 절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총상을 입었을 때, 총알을 빼내는 수준의 응급처치를 위해 어느 정도의 의학을 배운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터는곳은 바로 스페인의 조폐국이다. 제목인 '종이의 집'은 바로 이걸 뜻하리라.
은행과 조폐국의 차이
은행을 털기위해서는 가장 먼적 보안을 뚫고 금고의 돈을 챙겨야 한다. 그리고 경찰과의 충돌을 피해 최대한 신속하게 빠져나와야 한다. 하지만 조폐국은 전혀 다르다. 금고의 돈을 챙기는것이 아니라, 돈을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그들의 전략은 돈을 찍어내는동안 버텨내는것이다.

합숙하며 그들은 5개월동안 준비했지만, 모든 것을 계획한 교수는 이 계획에 10년을 들였다고 한다. 멤버를 모으기 훨씬 전부터 준비해온 셈이다. 그렇게 치밀하게 준비해왔기 때문에 주요 인물들에 관해서도 뒷조사를 했는데, 강도작업을 시작하면 주로 사건을 맡게될 담당자인 라켈 무리요 경감, 앙헬 부경감에 관해서도 조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영국 대사의 고등학생 딸인 엘리슨 파커가 단체 수학여행으로 조폐국으로 향한다는 것, 그리고 그녀를 주요 인질로 삼을것까지 계획했다.
가장 먼저 그들은 조폐국에서 돈으로 찍어낼 종이를 조달하는 차량을 덮쳐 그들의 옷으로 갈아입고 침투한다. 당연히 경찰이 출동하는데, 적당한 총격전을 벌여 의도치 않게 조폐국에 고립된 것처럼 꾸려 장기전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리곤 엘리슨 파커를 포함한 조폐국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인질로 삼아 그들과 같은 복장을 입힌다. 따라서 이 전략의 핵심은 영국 대사의 딸이라는 신분을 가진 '엘리슨 파커'인 셈이다. 이 카드를 쥐고 있기에 그들의 전략이 유효한 셈.

'교수'라는 이름이 아깝지않은, 교수.
이 드라마에서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 중 하나는 교수인데, 흔한 범죄장르에서 등장하는 '부하들을 써먹고 버리는' 리더가 아니라 진정 그들과 함께하고 자신의 이상을 쫓는 이상가로 그려졌다. 게다가 머리만 쓰고 으슥한 곳에 숨어 모두를 조종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조폐국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갇힌 멤버와 달리 유일하게 밖에 남아있는 사람이기에 밖에서 처리해야 할 모든 일을 필요하다면 직접 몸으로 때우며 활약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그 방식이 꽤나 과감하고 때로는 기발하기에 종종 만화 '데스노트'에서 명탐정으로 활약하는 L과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교수는 조폐국 안에 갇힌 채 인질들을 통제하며 돈을 찍어내고 있는 멤버들을 미리 시스템을 갖춰 놓은 근처 창고(완벽하게 사과주 공장으로 위장한)에서 지령을 내린다. 그리고 때때로 경찰측의 베이스캠프와 변조된 목소리로 인질 협상의 줄다리기를 진행하는 한편, 근처 음식점에서 라켈 무리요 경감에게 우연을 가장하고 접근한다. 물론, 그녀가 이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는걸 알고 하는 행동이다. 무리요 경감에게 다가간 것은 앞으로의 계획들에게 때때로는 신의 한수이기도 하면서도 그 자신에게 숱한 위기상황을 더한 꼴이기도 하다. 정말로 둘이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계획적으로 달리 가면과 붉은 작업복을 자신들의 심볼로 삼았다. 그리고 그것을 인질들에게도 똑같이 입혔는데, 이때문에 특수한 협상 상황이나 인질이 생명의 위험이 있을때 의사와 동반해 경찰 일원이 섞여들어와도 멤버의 얼굴을 파악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때 교수의 계획의 과감함이 엿보이는데, 몸 수색을 위해 소지품을 몇분간 압수하며 앙헬 부경감의 안경에 초소형 도청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언제나 경찰에게 몇발 앞설 수 있게되었고, 무리요와 앙헬이 서로를 강도들의 협력자라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발암물질 제 1호, 도쿄.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발암 원인 제1호는 도쿄일 것이다. 교수가 합숙기간동안 그렇게 서로에게 사적인 감정을 가져선 안된다고 신신당부했건만, 자신보다 10살쯤이나 어린 리오와 시작부터 연애중이다. 가뜩이나 다혈질인데, 조폐국을 점거한 와중에 연애중이니, 리오에게 무슨 일이 생길때마다 계획이 틀어질 법한 행동을 해서 걸림돌이 되는 인물. 정말 주인공이지만 너무했다.

결국 교수가 무리요 경감과 연애감정으로 붙어다니게 되는 상황에서 18시간동안 정기연락을 주고받지 못하게 된다. 밖의 사정을 알 방법이 없는 조폐국 인원들은 교수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게되는데, 미리 정한 원칙으로는 연락두절 24시간 후를 기준으로 최후의 수단을 이용하기로 되어있으며, 그 최후의 수단은 이들의 행동대장인 베를린만이 알고있다.


베를린은 극중 교수와 굉장히 특별한 사이인 것이 종종 암시되는데, 심리학에 조예가 깊은 중년의 인물이다. 그때문에 사람의 심리를 곧 잘 꿰뚫어보며, 인질들을 굉장히 능숙하게 휘어잡는다. 하지만 그 이면엔 굉장히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문에 다른 멤버들과 충돌을 빚고 특히 다혈질적인 도쿄, 가장 유순한 성격인 나이로비와 위험한 상황까지 가게 되는 원인이 된다. 결국 최후의 수단을 사용할것인지의 여부를 두고 총을 겨눈 채 협박을 하게되는 상황까지 가게되고, 베를린은 오슬로를 시켜 도쿄를 경찰에게 넘겨버리게 된다.
위기 상황에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인질들.
조폐국을 점거한 8인의 강도들 만큼이나 인질들도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그중 가장 분량이 많은것은 국장 아르투르다.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가 이를 곱게 봐주기 힘든 사람이다. 이미 가정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비서 모니카와 불륜은 저질러 임신까지 시킨 마당에, 자신은 결혼할 생각까진 없었다고 매몰차게 냉대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게다가 조폐국이 점거된 이후, 온갖 어그로를 끌다 경찰에게 총을 맞질 않나, 압수된 휴대폰을 몰래 가져오는 일을 꼭 남에게 시킨다거나, 탈출에 필요한 다른 도구들을 챙겨오게 윽박지르질 않나, 여러모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결국 탈출계획을 준비해놓고 자신이 살기위해 계획을 실토해버린다. 실토한 타이밍이 늦었기에 10명 가량의 인질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이 때 오슬로가 탈출하는 인질에 의해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아르투르만큼 어그로를 끄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스톡홀롬 증후군'의 모습을 보이는 인물도 있다. 그의 불륜 비서 모니카가 그렇다. 아르투르가 탈출준비를 위해 자신의 휴대폰을 훔쳐오도록 시키는데, 엄한 모니카가 도중에 발각된다. 베를린의 총살 지시에 다른 멤버 '덴버'는 차마 모니카를 죽이지 못하고 지하 금고에 숨어서 보살펴준다. 결국 스톡홀롬 증후군이 아닌 진심으로 덴버와 사랑하게 되고 그들은 탈출 후에도 함께하게 된다.

인질 중 가장 최악의 결말은 아리아드나일듯 하다. 모니카가 죽었다고 생각한 아리아드네는 자신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그들의 대장격으로 보이는 베를린에게 접근해, 그의 성노예가 된다. 베를린은 그녀가 자신을 진짜로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럴리가 있나.. 결국 진실을 깨달은 베를린은 탈출계획 마지막에 시간을 끌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점거 5일째, 그들의 계획은
돈을 찍어내는 동안 8명의 강도가 수많은 인질들을 통제하는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들도 헛점을 보일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멤버들 간에도 충돌이 일어나며, 인질들도 돌발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교수는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고, 몇 일동안 협조적인 인질들에 한해 그들에게 막대한 돈을 댓가로 지폐 생산하는 일에 투입할 계획을 진행한다. 계획이 막바지에 이르며 지폐 위조 전문범인 나이로비를 필두로 지폐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한편 너무 무리요 경감과 어울린 교수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게 된다. 정말로 촌각을 다투게 되었기 때문에, 미리 대기시켜 두었던 세르비아인들이 도쿄를 구출한 후 합류해서 탈출로를 파기 시작한다. 본래 탈출로로 유용한 지하터널은 경찰측이 예측하리라고 생각되기 때문.
두 개의 시즌으로 완벽하게 완결되는 '종이의 집'.
어찌보면 뻔한 결말인데, 무리요 경감은 교수를 사랑하고 있는 감정을 부정하지 못하고 결국 돕게된다. 들이닥치는 경찰들에게서 돈을 빼내 베를린의 희생덕에 모두들 성공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아마 그 이후에 자신들에게 협력했던 인질들에게 돈을 송금하리라 생각한다. 이들은 피치못할 상황이 아니면 정말로 인질들을 인격적으로 대했기 때문에 약속을 어길 것 같지 않다.

덴버는 모니카와 결국 함께하게 되며, 모스크바는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 오슬로는 식물인간이 되어 헬싱키가 눈물을 머금고 직접 숨을 거뒀으며, 베를린은 모두를 위해 희생, 나이로비 역시 성공적으로 탈출한다. 아마 자신의 꿈대로 입양맡겨진 자신의 아이를 찾아가겠지.
헬싱키와 교수는 트럭에 돈을 싣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모습으로 나오며, 결국 무리요와 교수는 함께하는것으로 나온다. 꽤나 의미심장한것이 연인인 도쿄와 리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장면인데, 연출상인 것인지 아니면 시즌3을 위한 떡밥인지 궁금하다.

이미 완전한 이야기로 결말이 났지만, 왜인지 모르게 7월 19일 파트3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고 한다. 다들 잘 먹고 잘 살 일만 남은것 같은데, 무슨 스토리를 진행하겠다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2의 전례가 떠오르며 영 좋지 않은 예감이 든다.
'범죄'에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섞었다
종이의 집은 조폐국을 털기위한 케이퍼 장르일것 같지만 사실은 거기에 로맨스/멜로 장르를 결합한 드라마이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가장 활약하는 교수가 아닌 발암물질 1호, 도쿄인 것이다.


교수를 포함한 9인의 강도들은 몇몇의 희생으로 조폐국을 터는데 성공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앨리슨 파커는 좋은 신분에 뛰어난 외모를 가졌지만 동급생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심지어는 노출 사진을 찍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조폐국 국장 아르투르를 제압할 정도로 자립적인 존재로 성장했다. 모니카는 아루트르의 불륜녀에 불과했지만 스톡홀롬 신드롬을 넘어 덴버와 자기 자신을 위한 사랑을 찾았다.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졌던 베를린은 멤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며, 아버지의 꿈을 잇기 위해 10여년간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온 교수는 드디어 무리요와 자신의 삶을 살게 되었다.

결국 장르에 맞지않게 사랑을 갈구하고 서로 총구를 겨누다가도 으쌰으쌰 하는 것을 보면 범죄현장에서 저게 자연스러운 정서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종이의 집이 '범죄'를 다룬것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사랑과 성장을 다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저기 로맨스 끼얹기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가 배워야 할 가장 좋은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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